– 용인시, 사각지대 환자 방문 맞춤형 돌봄…하반기 137명 추가 선발 –
[용인 소비자 저널=최규태 기자] “어르신, 간밤엔 잘 주무셨어요? 우선 혈압 ? 혈당 부터 체크하고 오늘은 뇌 운동 돕는 단어 공부, 색칠 연습 해볼게요.”허옥임 ? 홍현정 용인시 처인구 보건소 간호사는 지난 11일 6년째 치매를 앓고 있는 김량장동 한 모 어르신(84세)을 방문해 어르신에 맞춘 치매 관리 서비스를 제공했다.
한 어르신은 기억력을 향상 시키는 뇌 운동 연습을 하던 중 ‘두’로 시작하는 단어를 연상하다가 과거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고생 스럽게 살아온 시절을 떠올리며 갑자기 눈물을 쏟았다.
어르신은 ‘두부’라는 단어로 연결하려는 간호사의 설명에 감정이 복 받친 듯 했다. 그를 지켜보던 간호사와 보호자도 함께 눈물을 훔쳤다.
아내인 임 모 어르신(79세)은 “젊어서 고생을 참 많이 했다.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고 있지만 세심하게 기억을 이끌어주니 그 시절을 떠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 어르신은 또 “치매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증세로 다수의 약을 복용하는데 보건소에서 나눠준 투 약 매뉴얼 덕분에 잊지 않고 약을 잘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허 간호사는 “만나는 어르신마다 더 자주 오라고 하지만 일정 상 하루 평균 4명 정도 밖에 찾아뵐 수 없어 물리적 한계가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용인시에선 간호사나 사회복지사가 치매 안심 센터에 나오기조차 어려운 치매 어르신을 월 1회 방문해 치매 증상에 따른 맞춤형 건강 관리를 하고 있다.
고령에 합병증 등이 겹쳐 센터에서 관리를 받기 어려운 어르신들이 대상이다.
기본적인 가사나 생활 지원을 해주는 재가 요양 서비스와는 달리 치매 전문 지식을 숙지한 간호사나 사회복지사가 인지재활·약물관리·장기요양 등급 신청 안내 등을 도와준다.
이들 간호사와 사회복지사들이 대상자의 치매 경·중에 따라 기억력, 집중력, 시공간 능력, 문제 해결력을 향상 시키는 그림·퍼즐·만들기 등 1:1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도한다.
또 치매 환자가 생활하기에 적합한 가정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낙상 방지 매트, 센서등, 미끄럼방지 양말 등을 지원하고, 위생을 위해 비닐 장갑이나 물 티슈, 기저귀도 나눠준다.
보호자들에게도 환자의 치매 증상에 따른 대처 방법과 약물 복용 방법을 상세히 알려줘 치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자기 관리 능력을 향상 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시는 올 1월부터 103명의 치매 어르신에게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앞으로 관내 치매 어르신 가운데 137명의 대상자를 추가로 선정할 방침이다.
서비스 이용을 원하는 치매 환자·보호자는 시 치매 안심 센터에 대상자 등록을 하면 된다. 담당자가 센터 또는 가정에서 상담을 해주고 이를 바탕으로 시 치매사례관리위원회가 정한 기준에 따라 대상자를 선발한다.
1순위는 홀로 거주하거나 부부 모두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이다. 부부 중 한 명 이상이 만 75세 이상이거나 치매 환자인 노 부부가 2순위다.
이 가운데 치매로 인한 복합적인 문제가 동반됐거나 돌봄 사각지대에 있어 긴급 복지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사람, 기초 생활 수급자 등을 우선 선정한다.
시 관계자는 “치매 사각지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르신들을 적극 발굴해 더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방문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